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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53

나의 10대조 조상님의 선물 사시사철 우유와 벌꿀이 졸졸 흐르는 강. 풍성한 오곡백과와 향기로운 기화요초가  만발하는 에덴동산에서 손 하나 까딱 않고  세상 편하게 살던 하나님의 첫 번째 인간 창조물 아담은 이브라고 이름 지어진 마누라 잘 못 만난 탓에 몹시 춥고 더우며  무서운 맹수들이 우글대는 동산 밖 광야로 쫓겨난다.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강풍과 홍수와 가뭄 그리고 지진 같은 천재지변은 땀 흘려 지은 농작물을 순식간에 파괴하는  흉악한 조건아래서 온갖 힘을 다하여 키우고 양육했던 첫째와 둘째 아들은 질투로 인한 골육상잔으로 첫째 가인은 살인자가 되어 떠나갔고 둘째 아벨은 희생자가 되어 영원한 이별당하는 극심한 고통을 감수해야 했던 불쌍한 아담.두 아들 잃고 다시  얻은 또 다른 아들 셋 외, 이름도  숫자도 모르는 다량의 다른.. 2024. 5. 8.
중화인민들의 미로역정 17세기 작가 존 번연의 써서 세기의 베스트셀러가 된 천로역정 (天路歷程, Pilgrim Progress) 은 주인공 “믿음” (Christian)이  조만간 망하게 될 장망성(將亡城, City of Destruction)이라는 성읍을 떠나 영원한 풍요와 평화와 안식이 있는 하늘나라로 가는 내용을 담은 신앙서적이죠. 1678년 2월에 세상에 나온 천로역정이 전 세계 크리스천들에게 바이블 다음의 위치에 오르게 된 데는 인간의 제한된 오감만으로는 상상하기 힘든 신앙인들의 천국행로를  우리네 인생길에 빗대어 실감 나게 묘사하는 작가 전번연의 집필 능력도 한몫했다고 봅니다.  그런데 거의 오백 년 전의 나왔던 천로역정의 장엄한 스토리가 인공두뇌가 가상세계에서 인류의 삶 속에 까지 침투하고 있는 21세기 지금, .. 2024. 5. 2.
어느 반려견의 눈물 하찌는 어느 일본 여염집에서 태어난, 우리의 진돗개와 많이 닮은 아끼다종 강아지 하치코의 애칭이다.  하찌의 일과는 강아지 시절부터  자기를 보살피고 키워준 주인 대학교수가 집으로 돌아오는  시간에 맞춰 전철역 출구 앞에서 앉아있다가 역 입구에서 걸어 나오는 주인과 함께 집으로 돌아가는 것. 하지만 교수가  강의 도중에 심장마비로 사망하자 하찌는 졸지에 외톨이 신세로 전락되고 말았다.더 이상 개를 키울 수 없는 교수의 미망인이 가족이 살던 집을 처분하고 아들네로  들아가면서 하찌는 잘 보살펴 줄 만한 한  가정에 입양시켰지만 충성스러운 개는 일편단심 오직 옛 주인만을 그리며 지내다가  기어코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 주인을 찾아 가출하고 말았다. 집 없는 하찌는  무려 칠, 팔 년이라는 긴 세월을  비가 오.. 2024. 4. 30.
父子의 별난 효심 나는 세상에 태어나서부터 결혼해 나갈 때까지 늘 부모님 곁에서 살았다. 그랬던 내가 분가해 나가게 되면서 부모님에 대한 미안함에서 비롯된 행동; 아들이 비록 따로 살게 되었지만 부모에 대한 사랑과 관심은 여전하다는 점을 강조하려 신혼여행에서 돌아오기가 무섭게  자동차로 두 시간 거리 부모님 계신 농장에 다녀오겠다며 생경한 도시, 낯 선 집으로 갓 시집온 아내를  홀로 두고 달려갔다면  아무리 잘 봐준다 해도 정상적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은 못 될 것이다.  농촌 집에 무슨 일들이  그렇게 많았다고 매 주말마다 가는 것도 모자라 어떤 때는 주중에도 들어가곤 했으니 갓 시집온 새댁의 심정은 어땠을까? 처음에는 마냥 즐거워하시던 부모님마저도  아들의 미련하고 무지한 행동에  그만 질리셨는지  이제 그만 들어오라.. 2024. 4. 25.
어머니의 반지 여자의 마음이라고 하면 먼저 유명한 이태리 가곡의 제목이 떠오릅니다. 귀부인은 마치 갈대와 같이 바람에 흔들리네 로 시작되는 그 오페라 가곡의 가사 때문인지 나 역시도 노랫말 주인공의 여자가 되려면 사랑에 울고 웃을 수 있는 젊은 여성, 아무 때나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정렬적인 여성에 국한된 줄만 알고 살아왔다가 최근에 들어와서야 잘 못 생각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여인의 마음은 자신이 사내아이들보다 곱다고 느끼기 시작하는 7살이나 많이 연로하여 얼굴에 주름이 생겨버린 77세이나 마음은 같다는 사실을 깨우쳐준 분은 다른 사람도 아닌 저의 어머니였습니다. 작년 초에 있었던 사연 하나.. 12월이 시작되면서 잦아지는 각가지 연말 모임으로 집에서 식사하는 기회가 거의 없다 보니 .. 2024. 4. 13.
참새 생포 작전 지난 주말 한동안 못했던 집안 청소를 하는데 열린 창문으로 작은 참새 한 마리가 날아 들어왔다. 함께 청소하던 집사람이 놀라서 난리를 쳐대는데도 나는 첫눈에 그놈이 세상 경험이 별로 없는 어린 놈이란 것을 알아보았다. 참새는 본래 꽤가 많고 또 의심도 많은 새라서 걸핏하면 인간의 집으로 잘못 들어가는 비둘기와는 다르기 때문이다. 청소하다 말고 거실 여기저기서 마구 날아다니는 참새를 밖으로 내쫓느라고 한바탕 소동을 피우다가 문득 참새 못 잡아서 안달하던 지난날의 일이 기억났다. 장난감 못 갖고 노는 아이들이 많았던 시절이 있었다. 건전지나 태엽으로 움직이는 장난감도 존재하긴 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잘 사는 집 아이들 경우였지 먹고 살기에도 힘겨운 집 아이들의 몫은 아니었다. 소녀들은 헝겊인형 같은 수제품.. 2024. 4. 4.
서울 별곡 나이가 들어가면서 달라지는 것들이 적지 않다. 먼저 외모가 변하고 취향도 달라지게 된다. 믈론 사람들 마다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나의 경우 식성과 취향에 적지 않은 변화가 생겼다. 영화만 하더라도 언제부터인가 늘 즐겨보던 액션물 및 SF 공상장르에서 보다 현실적인 드라마 혹은 르포 다큐물로 바뀌어졌고 소문난 맛집 탐방을 위해 장시간 기다리기, 먼 거리 운행마저 마다하지 않아 식도락가라는 말까지 들었던 내가 조금만 방심해도 살이 찌는 나이가 되면서부터 한 끼 잘 먹고 난 후 불어난 체중 원상복귀를 위해 두, 세끼 절식을 해야 하는 과정이 너무 힘들고 귀찮아서 그냥 집에서 간단히 때우게 되었다면 노래 또한 다를 리 없다. 유년시절에는 동요를 꽤 잘 불러서 어린이 합창단 입단을 꿈꾸었다가 국내외 가곡 및 애.. 2024. 3. 28.
만주 벌판의 참게 만주에서 거주하다가 해방 후 고국에 돌아온 분으로부터 들었던 실제 이야기 내게 만주 이야기를 들려주신 그분 집안은 영남 어느 지방 한 곳에서 대대로 거주하던 토박이셨는데 갈수록 격화되던 일제 탄압을 피해 모든 재산을 정리하고 북간도로 이주하신, 그 시절 먹고 살길이 없어 피난민 형태로 만주로 따났던 대부분의 이주자들과는 동기가 다른 일종의 정치적 망명이었다고. 그분의 일가가 정착한 곳이 만주 어느 지역이었는지에 대한 정확한 언급은 없었지만 불모지나 다름 없던 광활한 갈대 벌판을 고향땅 팔아 마련했던 자금으로 아주 헐값에 구입하여 몇해를 걸쳐 흙탕물만 흐르는 인근 강물을 끌어오는 대역사 끝에 벼농사 가능한 수전답으로 바꾸어 벼농사 시작했던 첫 해부터 대풍년 들었을 만큼 기름진 옥토로 만드는 데 성공했단다 .. 2024. 3.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