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라면 보편적 상식으로는 도저히 납득하기 힘든 상황들, 때로는 무엇으로도 설명할 수 없는 신기한 것들을 볼 때도 있는데 대부분의 경우 나이 어릴 적에 겪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이야기 속에나 존재하는 작은 요정들을 실제로 보았다는 어린이들도 있고 날개 달린 천사를 봤다는 아이들도 있지만 이야기와 현실을 구분 못하는 아이들의 목격담이라서 사실일 가능성은 매우 희박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목격한 것 중에는 간혹 사실로 증명되는 경우도 있어 무조건 아니라고 단정 질 수도 없을 것은 나 자신도 그런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5살 무렵에는 대문짝 만 한 거대한 나비 한쌍이 건너집 지붕 위로 팔랑팔랑 날아가는 것을 보았고 6살 났던 그 이듬해에는 손 움직일 때마다 여러가지 경치가 파노라마처럼 뒤바뀌 나타나던 상아 빛 작은 구슬을 본 적도 있다.
훗날 그렇게 크게 보이던 나비는 착시현상의 결과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동무가 제 부모 따라 절에 갔다가 거기서 주워왔다는 구슬속에 뚫려있던 아주 작은 구멍 속에 어떻게 많은 경치들이 내장될수 있었는지는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있다.
유년기, 소년기 그리고 청년기로 넘어가면서 나는 럭비공 만한 불덩이가 아무런 소음도 없이 높다란 나무위로 유유히 날아가는 광경을 보았고 비행접시가 콩밭에 착륙한 것으로 추측되는 흔적도 볼 수 있었다. 별 꼬리가 마치 크리스마스트리처럼 죽 내려온 행성도 보았고 금성보다 더 밝은 별 폭발하는 광경도 보았다면 적어도 희한한 목격담에 관에서는 그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있다.
내 바짓단이 나팔 주둥이 만큼이나 넒 었던 1979년 말 새벽 한 시경, 무심코 하늘을 바라보았던 나는 하늘 중앙에서 이상한 별 한 개를 발견했다. 수없이 반짝이던 여느 별들 사이에 나타난 그 새로운 별은 금성이 가장 밝을 때 보다 더욱 밝은 빛을 발하고 있었다.
나는 신기한 그 별을 나혼자만 보고 지나치기에는 너무 아깝다는 생각에 잠드신 아버님을 깨워 보여드리면서 혹시나 목성인가 싶어 쌍안경으로 보았지만 금빛 동전 모습의 금성이나 목성과는 차원이 다른 찬란한 빛 뭉치 그 자체였다.
다음날 아침, 식구들의 화제는 단연 초 새벽녘에 보았던 이상한 별에 관한 것이었지만 그 별을 못 보셨던 어머니의 의견은 "세상에 그런 일은 절대로 있을 수 없다" 였다. 내가 보았던 그 별은 굉장한 빛을 내던 별이 었다고 아무리 설명해 드렸지만 제 눈으로 못 보신 어머님의 반응은 요지부동이셨다.
직접 보질 못하여 못믿겠다면 속임수 많은 세상에서 뭐 그럴 수도 있겠지만 어떻게 제 아들 말 마저 믿지 못하시는지 답답했지만 정작 나의 기를 막히게 한 것은 그 별을 분명히 보시면서 "정말 희한한 일이로다"를 연발하시던 아버님의 '흔들림'이셨다.
새벽에 본것 말이냐? 음 뭔가 보긴 본 것 같은데 그건 내가 자다 말고 봐서 헛 것을 봤을지도 모르니 오늘 밤 네 엄마와 함께 확인하면 되겠네"
그런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그날 오전부터 흐리기 시작한 날씨는 오후부터 내내 비가 내렸다. 그렇게 한 번 내리기 시작한 비는 며칠 동안 지속되면서 신기한 별 은 고사하고 보통 별들의 그림자조차볼 수 없었다. 거의 일주일 동안이나 내리 붓던 비가 그치며 맑아진 밤하늘이 나타났을 때는 그렇게 밝게 빛나던 별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후였다
새 별은 없었다 라는 최종 결과에 '실성한'아들은 천체 망원경까지 구입해가며 자신의 진실됨을 증명해보려고 했지만 한번 실종된 새별, 그 어느 하늘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고 나는 어머니로부터 다 큰 녀석이 애 같은 짓 한다는 핀잔마저 들어야 했다.
할 일이 별로 없던 고대 인간들은 별들의 무리들을 바라보며 사자나 곰 같은 동물과 신화 속의 인물로 상상했다. 표적도 없는 망망한 바다에서 뱃길을 인도해주던 고마운 북극성과 남십자성 같은 별들은 더욱 진화된 인간들의 등대가 되어 주 있고 북두칠성 같이 모양 좋은 별들은 단순한 별의 차원을 넘어 자연을 숭배하는 연약한 인간들의 경외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런데 이러한 성좌들의 모습은 현재가 아닌, 짧게는 4년 전, 멀게는 몇 천, 몇 만년 전의 모습들이다. 나는 분명히 별 한 개가 크게 폭발하는 광경을 보았다. 이것은 나와 같은 시간에 그 광경을 목격했던 천문학자들이 증명하고 있는 분명한 사실이기도 하다.
삼차원 세계 인간의 지식으로는 도저히 풀 수 없을 드넓은 우주의 비밀, 너무도 멀고 깊고 광대하여 수천 수 만년 이후에나 볼 수 있을 현재 별들 중에는 이미 존재하지 않는 별들도 있을지 모른다.
지금, 이 순간 우주 안에는 큰 곰, 오리온 , 카시오페아 성좌들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대신에 北齒九星. 그리고 어쩌면 Bacon constellation 같은 엉뚱한 모습의 성좌가 미래의 밤하늘을 수놓게 될지도 모른다.
딱 인간의 앞니 두 개를 연상케 하는 새로운 별 아홉 개와 딱 돼지 삼겹살을 연상케 하는 새로운 별자리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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