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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 스토리

하루의 첫 행복

by Seresta 2023. 10. 31.

남성은 밖에 나가 식량을 구해오고 여성은 집에 남아 육아와 가사를 담당한다는 가사 분담 이론은 인류 탄생이래 비교적 최근에 까지 이어 온 불변의 정설로 굳어져왔다.

남성은 고기와 가죽을 구하기 위한 위험한 사냥을. 남성에 비해 왜소하고 약 할 수밖에 없던 여성은 잡아온 짐승으로 요리와 옷 짓는 일을 담당하는 가운데 열매나 먹을 수 있는 식물을 채집하는 일을 했다는 선사시대의 남녀 분담 역할 이론.

하지만 매머드 같은 대형동물이 포함된 사냥 작업에도 여성이 참여했을 것이라는 설들이 여러 유적지에서 발굴된 유물들을 통해 사실로 밝혀지면서 남성은 밖에 나가 돈 벌어 오는 가장. 여성은 육아와 가사를 담당하는 주부라는 공식은 많이 희석되었다.

출가한 여성들의 상징이나 다름없던 전업주부는 세월이 갈수록 더욱 많은 지출이 요구되는 삶의 방식으로 바뀌어가면서 아무나 할 수 없는 자리. 오직 대가족 중심 전통을 유지해 오는 종갓집이나 재정 형편이 풍부한 부잣집으로 들어간 새댁들만이 누릴 수 있는 높은 신분이 되고 말았다.

남성 홀로 얻는 수입만으로도 한 가정의 재정 유지가 가능했던 시절 전업주부의 하루는 사랑의 보금자리를 가꾸는 시간들의 연속이었다. 집안의 가장은 아내의 알뜰한 보살핌 속에 활짝 어깨를 피면서 일터로 나갔고 집안에 남은 아내는 남편의 든든한 후원 속에서 아기를 키우며 집안일을 챙겨나갔다.

준비를 마치고 집 밖을 나서는 남성과 집안이 남아있는 여성 사이에 흐르는 그리움은 매 아침마다 되풀이되는 하루의 첫 행복.

출근길 그 번잡한 교통체증 속에서도 지금쯤 샤워실 불빛에 반사되어 무지갯빛으로 반짝이는 작은 물방울들이 그녀의 긴 머리 위에서 흘러내리는 아내의 모습을 그리며 오후 시간 내내 손목시계를 바라보며 퇴근할 시간만을 기다리는 남편.

샤워하는 중에서도, 청소와 정리 정돈하는 와중에도 문득문득 떠오르는 남편의 얼굴을 그리며 저녁 오기만을 기다리는 아내. 이윽고 날 저물어가는 저녁 무렵, 현관문 앞에서 이루어지는 신혼 내외의 뜨거운 포옹은 한나절 동안 쌓인 그리움을 풀어내기에 조금도 부족함 없는, 다음 날 아침까지 이어질 사랑과 행복을 알리는 신호탄.

 

이 샹송이 발표됐던 해는 반세기가 훨씬 넘는 1963년. 그때만 하더라도 결혼 후 직장 나가는 여성들이 적었던 시기였기에 이와 같은 샹송이 나올 수 있었으리라

 

 

하루의 첫 행복

Le premier bonheur du jour

 

le premier bonheur du jour

c'est un ruban de soleil

qui s'enroule sur ta main

et caresse mon epaule

하루의 첫 행복은 (솟아오른)

한줄기의 햇살

깍지를 낀 당신의 손길이

나의 어깨를 어루만질 때죠

 

c'est le souffle de la mer

et la plage qui attend

c'est l'oiseau qui a chante

sur la branche du figuier

행복은 바다의 미풍이고

우리를 기다리는 해변가이며

무화과나무 가지 위에서

노래하는 새랍니다.

le premier chagrin du jour

c'est la porte qui se ferme

la voiture qui s'en va

le silence qui s'installe

하루의 첫 슬픔은

(그이가 막 나간 후) 현관문이 닫힐 때

떠나가는 자동차 소리.

고요함이 찾아올 때죠.

mais bien vite tu reviens

et ma vie reprend son cours

le dernier bonheur du jour

c'est la lampe qui s'eteint

그러나 당신은 곧 돌아오고

나의 삶은 제자리로 가죠

하루의 마지막 행복은

(실내) 등이 꺼질 때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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