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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 스토리

등푸른 새우

by Seresta 2023. 12. 30.

 


서구인들이 자주 인용하는 표현 중에 웅변은 은이고 침묵은 금(Speech is silver, but silence is gold)이란 말이 있죠. 남의 사정도 모르면서 상관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침묵이  낫다는 뜻으로 개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중시하는 그들의 사고방식을 생각하면 맞는 것 같기는 한데 과연 그럴까요?  사실을 알려주기보다 아무 말 안 하는 것이 정말 맞을까요? 

ㅡ침묵은 금 ㅡ

지금은 많이 절제하고 있지만 나는 생선초밥을 최소한 한 달에 한 번이라도 먹지 않으면 펄펄 뛰는 생선이  꿈속에 나타날 만큼 좋아해서 이제까지 다녀온 초밥집만 해도 족히 세 자릿수는 훌쩍 넘긴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남성이 아닌 초밥우먼이 쥐어주는 초밥도 맛보았고  멕시코 어느 도시에서 인디오계통 초밥맨이 창조해 낸 민물 생선조각이 얹힌 초밥도  먹어봤는데 뭔가 엉성한 생김새와는 달리 풍미가 제법 괜찮았던 기억이 있다. 

초밥집은 무조건 깨끗해야 하기에 청결이 우선이고 기본이기에 식당 내부시설들이 오래되어 낡고 볼 품 없는 식당이라도    들어설 때 비린내 없이 청결함을 느낄 수 있다면 일단 합격.  적어도 그 집 초밥 맛에 실망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식당문 열고  들어서는 순간 비릿한 냄새가 감지된다면 경계심을 가져야 하고 냉수 한 모금 들이킬 때  입술에 맞닿은 유리컵 표면에서 미세한 날비린 맛이 전달될 경우, 즉각 주문을 취소하고 되돌아 나와야만 절망의 식사라는 낭패를  면할 수 있으리라.


언제부턴가 미국인들 사이에도 생선초밥이 건강에 좋은 식품이라고 소문났고 그러다 보니 동네마다 초밥 식당들이 생겨나면서 서투른 젓가락질로 초밥 집어먹는 광경은 거리의 가로수 보는 일만큼이나 자연스러운 풍경이 됐다.

 

그들 중에는 날 생선조각 음식이 아직 생소하여 그저 익혀진 새우나 계란말이가  얹힌 초밥을 조심스레 먹어보는  초밥 초년생도 끼어있지만 대부분의 고객들은  잇달아 나오는 초밥을 집어 먹느라고 대화조차 안 할 만큼 익숙해졌다.

초밥식당에서 내가 겪었던 가장 인상 깊었던 해프닝은 센츄리시티라는 엘에이 인근 동네 어느 일식당에서 일어났다.
얼굴이 허여 멀끔한 한 젊은 청년이 함께 온 동료가 주문해 준 익혀진 새우 초밥 두 쪽을 제 앞에 놓고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꾸물대는 모습이 그의 곁에 앉아있던 내 눈에 포착 됐다. 

그런 그의  어색해 하는 모습을  겹눈길로 관찰하던, 그러나  안 보는 척하며 손으로 초밥을 집어먹는  내 모습을 몇 번씩이나  고개를 돌려 바라보던 그가  드디어 첫 시식을 시도하는데 뭔가 이상했다.

청년은 내가 했던 대로 자신의 엄지와 검지를 젓가락 대신 사용한 것까지는 좋았다. 하지만 두 손가락으로 밥 조각 위에 얹힌 새우만 따로 떼어 들더니 곧바로 왼손 바닥 위에 올려놓고는 그 새우 등판 위에다 마치 토스트빵 위에다 버터를 바르듯 푸른 고추냉이를  바르기 시작했는데  나는 그때만 해도 저 녀석 도대체 뭘 하고 있나 했다.

그는 지독하게 매운 쌩 와사비로  한 겹 씌워져 퍼렇게 변색된 새우를 입속에 넣고 씹기 시작하기가 무섭게 우윳빛 같이 하얀 그의 얼굴과 목덜미는 일순간  빨갛게 익혀진 새우의 본색깔 보다 더 빨갛게 변색되었다. 


그런데  내가 청년의 타오르는 얼굴의 변화보다도 더욱 놀란 것은 긴박한 상황을 맞이하여 차가운 얼음물을 디립다 들이키면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는 그의 의연한 태도였다, 

난생처음 자기를 따라 들어온 온 친구가 주문 나온 초밥을 놓고 무슨 짓을 하던 그저 저 혼자 먹느라고 정신이 없는 친구라는 인간과 연신 초밥 쥐어내기에 여념 없는 초밥맨. 그리고 그의 곁에 앉아 그의 어려움을 알면서도 모른 척하던 나에게도 원망의 눈길 하나 보내지 않고 오직 제 앞에 놓인 접시만 바라보며 위장 속으로 타 들어가는 고통을 고스란히  감내하고 있었다.

고작 새우 한 마리 삼키고는 목마른 붕어 모양 물만 들입다 들이켜고 있는 청년을 보고 있자니 이건 마치 가시방석에  앉은 느낌이 들어 식욕마저 사라진 나. 서둘러 계산을 치르고 식당을 나왔다. 그리고 아무도 없는 주차장에서 나 혼자 버럭 화를 냈다. 

 

야!!!  뭘 모르면 물어봐야지.  난들 어떡하라고….

 

 

Silence Is Golden 침묵은 금이라지만 

Oh, don't it hurt deep inside 
너무나 깊은 상처를 받지 말아요 
To see someone do something to her
누군가 그녀에게 어떤 행동을 할지라도
Oh, don't it pain to see someone cry 
누군가 울더라도 아파하지 마세요
Oh, specially when someone is her 
그 누군가가  특히 그녀일 경우에는 

Silence is golden, but my eyes still see 
침묵은 금이라지만 내 눈에는 여전히 보여요
Silence is golden, golden But my eyes still see
침묵은  금, 금이라지만 내 눈에는 여전히 보여요

Talking is cheap, people follow like sheep  
말하는 것은 쉽고 사람들은 양 떼처럼 휩쓸려가요 
Even though there is nowhere to go 
딱히 어디로 가는데도 없는데 말이죠 
How could she tell, he deceived her so well  
어떻게 그녀에게 말할까요 그가 너무 잘 속이는 것을 
Pity, she'll be the last one to know  
불쌍한 건 그녀가 가장 늦게 알게 된다는 것이죠 

Silence is golden, but my eyes still see 
침묵은 금이라지만 내 눈에는 여전히 보여요
Silence is golden, golden But my eyes still see
침묵은  금, 금이라지만 내 눈에는 여전히 보여요

How many times will she fall for his line 
그의 거짓된 입술에 그녀는 얼마나 넘어갈까요. 
Should I tell her or should I keep cool? 
내가 말해줘야 하나 아니면 모르는 척해야 하나 
And if I tried, I know she'd say I lied 
내가 말해줘도 그녀는 거짓이라고 할 것이니 
Mind your business, don't hurt her, you fool 
그대 일이나 챙겨요 그녀에게 상처 주지 말고 이 바보야

Silence is golden, but my eyes still see 
침묵은 금이라지만 내 눈에는 여전히 보여요
Silence is golden, golden But my eyes still see
침묵은  금, 금이라지만 내 눈에는 여전히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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