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뿐만 아니라 남미 최대의 관광도시 바릴로체는 해발 770m의 고원도시이자 호반의 도시.
2021년 크리스마스 다음날인 12월 26일 엘에이 공항에서 텍사스 달라스 공항을 거쳐 이튿날 27일 정오에 부에노스아이레스 에제이자공항에 (ezeiza) 도착했다.
아르헨티나의 수도 Buenos Aires 시내에는 프랑스 Belle Époque 양식 건축물들로 가득 세워져 있어 리틀 파리스라는 별명을 가졌을 만큼 예스럽고 아름다운 항구도시를 촉박한 여행 일정을 인해 구경도 못한 체 다음날 오후 파타고니아(patagonia)가 시작되는 (San carlo de Barilloche) 바릴로체로 향했다.
넓이 530 km2, 최대수심 464m의 나우엘우아피 lake nahuel huapi 뒤편에 2,000m에서 3,000m에 이르는 산들이 펼쳐져있다.
여름철에는 피서지로서 겨울에는 스키를 즐기려는 관광객들로 붐벼대는 바릴로체는 가는 곳곳마다 탄성이 터져 나올 만큼 아름다운 장소들로 가득했다. 한여름 낮 평균 온도 섭씨 20 -25의 쾌적한 기후는 맑은 호수가 보내는 산들바람과 어우러져 오염된 환경에 길들여진 여행자의 심신을 정화시켜 주었다.
알프스 산맥 스위스를 닮은 지리 여건 때문인지 19세기 후반에 스위스 이민자들이 몰려들었고 이차 세계대전 종전 직후에는 상당수의 독일 사람들이 (그중에는 나치 전범자들과 나치당원들도 섞여있었다는 설로 있다) 유입 인구의 주류를 이루었다고.
나우엘 호수에는 크고 작은 섬들이 많았고 그런 섬들마다 나무들이 우거져 있어 마치 풍경화 같은 장면들을 연출했는데 특히 호수 주변산들 마다 트래킹 코스들이 있어 어디를 가도 배낭을 지고 걷거나 자전거를 즐기는 산악인들과 여행객들을 흔히 볼 수 있었다.
우리 일행도 아름들이 활엽수가 우거진 숲 속 길을 걸었다. 디즈니 만화 속 장면 같기도 하고 타잔이 활동하던 밀림 같기도 한 숲 속에 산책 길가에는 이름 모를 꽃들이 만발하여 언제 또 찾아올지 알 수 없는 방문객의 마음을 들뜨게 했다.
정통 아싸도 스테이크 식당에서 식사를 끝낸 저녁 9시의 시내에는 세계 각국에서 이색적 풍경을 보려 찾아온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스위스 이민자 후손들이 경영하는 초콜릿 가게에서는 인형 모양의 초콜릿을, 잡화점에서는 몇 개의 여행 마그넷도 구입했다.
밤 아홉 시가 넘었음에도 선셋의 밝음이 있는 풍경. 드넓은 면적으로 인해 해변가로 착각케 하는 호수 건너편에 즐비한 산봉우리들이 펼치는 웅장한 위용은 나 스스로가 얼마나 작고 허약한 존재인지를, 잠깐 왔다가 떠나는 인간의 탐욕이 얼마나 부질없고 허무하고 초라한지를 일깨운다.
시내 중심가에 즐비한 이민 후예들이 설립한 초콜릿 가게들. 코로나 팬더믹이 절정에 이루던 2021년 말임에도 가게들마다 기념품 삼아 초콜릿 구입하려는 관광객들이 많이 보였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간 작은 산정상에서 30대 청년이 잘 훈련된 알프스산맥의 인명구조견 세인트 버나드 개를 가지고 관광객들을 상대로 돈벌이하는 장면을 포착한 우리 내외도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대열에 합류하여 한참만에 몇 컷의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전망대에서 사진 사업을 시작한 지 칠 년이 넘는데 돈벌이가 꽤 쏠쏠하다는 개 주인의 자랑을 들으며 문득 잘 키운 개 한 마리 잘못 키운 열.. 보다 낫겠다는 엉뚱한 상상을 하고 있는 나의 생각을 읽었는지 정면에 카메라를 주시하며 포즈를 취하던 인명구조견은 자신의 커다란 얼굴을 돌려 내 뺨에다 주둥마춤도 해주었다.
창문 밖으로 호수가 그림처럼 펼쳐지는 동화 속 같은 호텔방
호반의 숙소에서 꿈같은 사흘을 보낸 우리는 다음 행선지 엘칼라파테를 향하는 비행기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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