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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

4일 차: 지중해 크루즈 여행

by Seresta 2025. 5. 11.

 

 

 

마르세유 (액상 프로방스)]

전날 밤새 비행에 지치고 빠듯한 관광 일정에 지쳤던 탓일까? 일찌감치 자리에 누워 아침해가 떠오를 때까지 단 한 번도 깨지 않고 잘 수 있었다. 몇십 년 만 인지 모를 단잠을 자고 나니 힘이 돋고 온몸이 가뿐하다. 밤새 바닷물결을 가르며 전진해 온 선박은 어느새 마르세유 항에 정박해 있었고 우리는 유서 깊은 프랑스 항구도시 마르세유 전경을 바라보며 아침식사를 마쳤다. 

오전 8:30. 예정된 장소에 집결하여 항구 밖으로 나온 우리는 프랑스가 낳은 18세기 인상파 화가 세잔느의 고향이자 액상 프로방스로 (aix-en-provence) 향하는 버스에 올랐다. 달리는 버스 안에서 불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한인여성 가이드의 설명을 들어가며 버스 창 밖으로 쉴 새 없이 스쳐가는 목가적 경치를 바라보는데 매 순간 포착되는 전경들은 왜 이토록 평화롭고 아름다운가?

파아란 하늘. 크고 작은 건축물들. 연푸른 초원 사이에 듬성 등성 모여 섰는 높고 낮은 나무들을 넋 놓고 바라보며 세잔느가 어떻게 오묘한 색상 배합을 할 수 있었는지. 어째서 프랑스 샹송 선율이 유독 서정적 인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한 시간 가량 달려온 버스는 우리가 내려 투어를 시작할 구시가지 입구에다 내려주었다. 가이드 인도에 따라 아가자기한 골목 입구에 들어서는데 중세기 시내를 걷는 기분이 들 만큼 주변 건물 모두가 아기자기하고 고풍스러웠다. 

손에 꽃다발 들고 마주쳐오는 현지인들이 모습을 볼 때 근처에 꽃가게가 있나 했는데 조금 더 내려가 보자 넓게 트인 공간이 나타났고 평시에는 작은 광장으로 추측되는 그곳에는 이십여 개의 이동점포로 형성된 장이 서있어 장바구니 들고 채소와 과일, 꽃과 치즈 그리고 초콜릿, 캔디류를 구입하는 현지인들의 모습들을 볼 수 있었다. 

 

우리는 장터 골목 길가 카페에 들어가 커피도 시키고 와인도 시켰다. 본래 아침에 마시는 포도주는 삼가는 게 상식이지만 우리가 앉아있는 곳은 본산지 프랑스에서도 옛정취가 고스란히 담겨있는 지중해 연안의 한 작은 마을.

 

언제 또 온다는 보장도 없어 시간을 분 단위로 쪼개어 와인 한 모금 입에 담고 오고 가는 사람들 한번 쳐다보고 또 한 모금 입에 물고 하늘 아래 건물을 바라보려니  로맨틱한  감정이 구름처럼 피어난다. 

 

어느새 정들었던 구 시가지를 떠나 이동한 곳은 넓은 도로 가운데 벼룩시장이 양편으로 줄지어 있는 미라보 대로. 가게들마다 짜임새 있게 전시해 놓은 옷들과 장신구를 구경하면서 저만치 보이는 분수 광장을 향해 걸어갔다. 이곳에 파는 이 많은 의류와 장신구는 누가 사는 것일까?

집결 장소로 지적되었던 드골 광장의 중심 로통드 분수 (Fontaine de la Rotonde) 앞에서 일행들과 합류 한 우리는 광장 인근 플라타너스 나무들 그늘이 드려진 한 식당에 들어갔다. 어느새 현지 식객들로 북적이는 식당 한 구석에 자리 잡고 각자 취향에 따른 메뉴를 선택하여 식사를 끝낸 일행은 마르세유로 되돌아가는 버스에 올랐다.

한참만에 버스가 멈춘 장소는 마르세유 관광객들이라면 절대로 빠트릴 수 없다는 롱샴궁전 Palais Longchamp). 건물 곳곳마다 정교한 조각물들과 각종류의 식물 꽃들로 장식된 프랑스 특유의 섬세함과 아름다움이 있어 보는 이들의 눈을 황홀케 했다. 

 

이외로 관광객들의 많지 않아서 모두 들 사진도 많이 찍고 돌계단 궁전 윗 편에 올라 드넓게 펼쳐진 18세기풍 건축물이 섞여있는 구시가지 전경. 짧은 시간 관계상 방문은 못했지만 멀리서나마 노트르담 대성당의 위용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었다. 

이른 아침부터 쉴 새 없이 진행되는 일정 탓에 모두가 피로를 느껴질 때 배 위에 호텔로 돌아가는 버스에 올라 일행의 숫자를 헤아려 보니 몇몇의 행방이 묘연하다. 아이고야 오늘은 순조롭게 진행되나 했는데. 모두가 조바심 내고 있기를 얼마나 지났을까. 드디어 숨 헐떡이며 모습을 드러낸 두 사람 얼굴에는 불그스레한 색조를 띠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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