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하고 고상한
시크 라는 표현은 근대화 문명을 이룬 20세기 중반 무렵 영어 단어 '시크(Chic)'로 번역되어 보편화되면서 유럽 및 전 미주 대륙에서 멋을
추구하는 도시인의 세련되고 이지적인 모습과 옷차림의 대명사로 동극됐다.
일찍 부터 귀족문화의 산물이라 할 수 있을 엘레강쓰(여성명사 élégante 남성명사 élégant)란 용어를 사용하는 프랑스마저도 시크라는 용어를 받아들여 주요 패션용어로 정착시켰고 미국 또한 chic라는 표현을 이전부터 비슷한 의미로 사용해 온 ‘stylish’ or ‘smart’에서 도회적 이미지가 추가되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에서는 시크 단어 대신에 엘레간떼(Elegante)의 기존 용어를 쓰지만 이외로 이 두 나라 언어의 중간지점이라 할 수 있을 포르투갈 만큼은 시크를 그들 식 발음 쉭끼 (chique)로 사용한다.
앞서 엘레간트나 스타일리쉬 혹은 스마트란 단어에서 미루어 짐작해 볼 수 있듯, 시크의 정확한 뜻은 현대 도시인들의 외적 내적의 고상하면서도 세련된, 고품격의 멋을 갖춘 주로 여성들에게 통용되고 있다.
여성의 섬세함과 고상함을 강조하는 엘레강스 용어에 어울리는 유명여성이 영국의 왕세자비 캐서린 엘리자베스 미들턴이라면 기존의 엘렉강스에서 도회적 이미지가 추가된 시크 용어가 어울리는 유명 여성으로 미국의 여우 안젤리나 졸리가 될 것이다.
그런데도 유독 한국사회만이( 혹시 일본 까지도?) 오랫동안(어쩌면 일부에서는 지금도 여전히) 도도해서 무언가 교만하다는 느낌에 차가운 대도시 케리어 여성을 이르는 뜻으로 쓰이게 된데는 한국어로 번역된 특별한 단어가 없다는 점도 원인 중에 하나 일 것 같다.
시크라는 외래어가 냉소적, 이기적, 심지어 반긍정적 의미가 담긴 시니컬의(Cynical)'에서 잘 못 번역된 용어라는 주장에 많은 공감이 실리고 있지만 애당초 시니칼 이란 용어 자체가 주로 사람의 의도적 행동에 사용되는. 패션이나 사람의 모습을 나타내는 용도로 쓰이지 않는 점을 상기해 볼 때, 독일어에 비롯된 시크가 영어의 시니컬에서 와전 됐다는 주장은 다소 무리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각 개인의 취향과 개상이 강조 되는 도시여성의 모습. 그래서 뒤늦게 탄생된 도회적 이미지를 고전의 미를 강조하는 엘레칸트와 같이 쓰기에는 무리가 있어 독일어 단어 시크를 패션계에서 ”도회적 “ “모던룩”인 용어로 쓰기 시작했는데 하필이면 워킹쉽 하는 패션모델들의 코 높이 쳐든 도도한 모습들도 chic 란 외래 용어를 우리 식 표현으로 사용되는 데 일조 한 것 같다
지금의 한국식 ’시크‘가 도도한 여성을 이르는 단어로 정착됐다면 굳이 본래의 뜻과 다르다고 버릴 필요가 있을까? 어차피 현대도시 여성들의 당당한 이미지를 표현하는 용어가 딱히 없는 지금의 현실에서 굳이 일상생활에서는 거의 쓰이지도 않는 새 용어를 만든다고 굳이 시간과 노력과 경비를 소비할 이유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까지 도회적 이미지 여성을 일컷는 용어로 써 왔고, 또 여전히 잘 쓰고 있는 단어라면 원래의 뜻 과는 별도로, 이성과 자존감이 겸비된 멋진 도시여성을 뜻 하는 우리의 단어로 굳혀진다 해도 나쁠 것 같지 않다.
현대적 색상과 디자인이 결합되어 도시인의 당당함이 어울리는.
그래서 다소의 차가움과 아우라가 도도하게 풍겨나는 멋진 여성이라면
누구에게 "시크한 여성" 이란 표현을 들었다고 해서 불쾌하게 여길 여성들은 없을 것 같으니까.